“우리는 결코 이집트의 감옥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10월 21일 화요일 낮 이집트인 정치 난민들이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앞에 모였습니다. 난민 지위 인정 촉구 행동 주간의 첫 행동입니다.

이집트인 난민들의 행동이 시작되기 전부터 다양한 인종의 이주민들이 오갔습니다. ‘IMMIGRATION’이라고 쓰인, 경찰차처럼 생긴 단속 차량도 눈에 띕니다.

출입국∙외국인청은 단지 외국인들을 위한 행정 서비스만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주민들을 단속, 사찰, 구금, 추방하는 일도 합니다. 미국의 이민세관단속국(ICE)처럼 ‘이주민 사냥’도 심심찮게 벌입니다.

인천출입국∙외국인청 건물의 5~7층은 창문의 색깔이 다릅니다. 바로 ‘보호실’입니다. 체류 자격을얻지 못했거나 단속에 걸렸거나 추방 대상인 이주민∙난민을 구금하는 시설입니다.

이런 출입국∙외국인청은 많은 이주민들에게 두려움과 분노의 대상입니다. 출입국∙외국인청에서 인종차별과 모욕을 당하기도 합니다. 난민 신청자들도 모멸감을 느끼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한국은 난민 인정에 매우 인색한 나라로 악명 높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출입국∙외국인청은 난민 배척의 맨 앞에 서 있습니다.

이집트인 난민들에게도 인천출입국∙외국인청은 모멸감의 기억이 짙게 서린 곳입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의 나라라고 생각했던 한국에 와서 저희는 출입국의 태도에 굉장히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희가 박해당했다는 증거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심의 눈초리로 보면서 납득할 수 없는 사유를 들며 난민 신청을 거절하는 그 태도 말입니다.

“인천출입국∙관리청의 직원들은 난민 신청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이미 정해 놓고 난민 심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어떤 증거를 제출해도, 어떤 이야기를 해도 전혀 귀담아 듣거나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습니다.”

무함마드 씨는 이렇게 호소합니다.

“한국의 법무부와 출입국은 이집트 정권이 독재 정권이라는 것을 모른다는 말입니까? 지금 이집트의 감옥에 6만 명이 넘는 정치수들이 그저 정치적 견해를 밝혔다는 이유로 수감돼 있다는 것을 모른단 말입니까?”

이집트인들은 연습해 온 한국어 구호를 목청 높여 외쳤습니다. “인천출입국 규탄한다! 정치 난민 지위 즉각 인정하라!”

이날 행동에는 엄마 손을 잡고, 아빠의 무등을 타고 온 이집트인 아기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난 난민 아이들도 많습니다.

네 아이의 아버지인 이집트인 난민은 이렇게 말합니다.

“7년이 지나도록 제 아이들은 건강보험도 없이 불투명한 미래 속에 고통받아 왔습니다.

“내 아이들은 한국에서 자랐습니다. 이미 한국 사회에서 적응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 아이 두 명은 한국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매몰차게 문을 닫는단 말입니까. 지난 7년간의 기다림 끝에 이런 결과가 나온단 말입니까. 저는 제 아이들이 존엄한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이집트인 난민들은 인천출입국∙외국인청장에 면담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그러나 이집트인 난민들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우리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을 때까지 우리의 행동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정의를 쟁취할 때까지 우리의 목소리를 계속 낼 것입니다.”

이집트인들은 내일(10월 22일) 오후 2시 과천 정부청사 법무부 앞에서 항의 행동을 이어갑니다. 그리고 10월 24일 금요일에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10월 26일 서울 도심에서는 집중 집회를 엽니다.

이집트인 정치 난민들의 행동에 함께 연대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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